제목 : 강낭콩과 쥐눈이콩
이름 : 정우석


등록일 : 2009-04-09 16:33
조회수 : 2741
 


몇 주 전에 시골에 홀로 사시는 어머님께서 다녀가셨습니다.

아버님께서 어머니 50세 되셨을 때 급하게 세상을 떠나시고
17년을 고향 연천 백학에서 농사일을 하시며 사시는 분입니다.

19살 젊은 나이에 시집오셔서 아버님과 함께 농사지으시던 농토가
내려다 보이는 야트막한 산자락에 아버님 묘소가 있습니다.

힘든 농사일을 그만두시라고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어머님은 밭으로 가십니다.

언젠가 문득 어머님의 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아버님과 못 다 나누신 사랑을 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지난 주에 고향에 다녀왔는데,
저희 아파트 앞 도로에서 장사를 하시는 할머님께 전해드리라고
쥐눈이 콩을 한 움큼 담아주시길래 사연을 여쭤봤습니다.

지난 번 어머님께서 서울 나오셨을때 그 할머님이 장사하시는 곳을
지나다가 예쁘게 생긴 강낭콩이 있어 "씨앗으로 하게 조금만 파시라"고
했더니 "그냥 가져가시라"고 한 움큼 담아주시면서
"싹이 잘 나와야할텐데..." 하시면서 걱정까지 해주신 것이 너무 고마워
쥐눈이 콩이라도 드려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낭콩 한 움큼,
쥐눈이 콩 한 움큼.

세상 사는 맛이 났습니다.

할머님을 사랑합니다.
어머님을 사랑합니다.

 

1 뮬란   2009-04-10 11:50:49
이 아름다운 봄날 사랑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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